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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도로가 더 위험하다?
기사입력: 2015/02/26 [16:01]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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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경 교통안전공단 울산지사 교수   ©UWNEWS
일반적으로 고속도로를 운전자들은 안전하게 생각한다. 도로가 넓고 시야가 좋을 뿐만 아니라 중앙분리대가 확실하게 맞은 편 차량과의 충돌을 막아준다. 약간 굽은 도로에도 차량이 벗어나지 않도록 방호벽이 잘 갖추어져 있다. 자전거나 보행자가 없어서 신경 쓸 일도 없다. 심지어는 졸다가 갓길 쪽으로 넘어가면 노면 요철포장이 경고음을 내서 잠을 깨우기까지 하니 얼마나 안전한 도로인가.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전한 도로가 오히려 더 위험하며, 반대로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도로가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직선도로도 일부러 완만한 커브길로 설계하는 사례까지 있다. 넓고 시야가 탁 트인 도로에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으면 운전자들은 방심한다. 속도를 더 내고 더 위험하게 운전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속도제한 표지도 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이런 안전시설과 안전표지가 과속을 유혹해 대형사고를 초래하기도 한다. 제한속도를 시속 100㎞로 표시하면 110㎞로 달리는 심리와도 통한다.

또한 위험한 도로에서는 사망사고 등 큰 교통사고가 상대적으로 적다. 커브가 심하고 위험한 산악도로는 속도제한 표지가 없어도 운전자 스스로 위험을 깨닫고 속도를 줄이는 등 조심을 해서 교통사고가 적기 때문이다.

심지어 커브길에 반사경을 설치하니 반사경이 없을 때보다 사고가 증가하고, 속도제한 표지를 설치하면 오히려 더 차량속도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이런 일부 사례 때문에 안전시설이나 안전표지가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안전시설이 안전한 것은 사실이다. 시설로써의 안전성은 있다. 그러나 그 효용에 한계가 있고 중요한 것은 운전자들의 의식이다. 안전함을 방심하는 심리 때문에 도로폭이 커지면 사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노면이 건조하고 날씨가 쾌청한 날에는 오히려 추돌사고가 더 많이 일어난다.

결론은 안전한 도로와 위험한 도로는 외형적인 역할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의식이라는 것이다. 운전자가 방심한다면 안전한 도로도 아무 소용이 없다. 도로를 안전하거나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도로가 아니라 운전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통사고는 안전한 도로와 위험한 도로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안전한 도로라고 결코 방심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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